영화 **〈얼굴〉**은 단순히 실종 사건을 다룬 스릴러가 아닙니다. 겉으로는 한 가족의 과거를 추적하는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결말에 이르면 전혀 다른 질문을 던집니다. 바로 “얼굴이란 무엇인가?”, 그리고 **“우리는 왜 누군가의 외모로 평가하려 드는가?”**라는 점이죠.
많은 관객이 마지막 장면을 보고 답답함을 느꼈습니다. 왜 끝까지 어머니의 얼굴을 보여주지 않았는지, 왜 사진조차 흐릿하게 처리했는지 말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결말 속 숨겨진 의미와 다양한 해석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결말 정리: 드러나지 않는 얼굴
주인공 임동환은 40년 전 실종된 어머니 정영희의 흔적을 찾습니다. 주변 사람들의 증언을 통해 알게 된 사실은 충격적입니다. 어머니는 평생 ‘못생겼다’는 평가를 받으며 살아왔다는 것.
영화는 마지막에 어머니의 사진을 제시하지만, 카메라는 선명하게 보여주지 않습니다. 결국 관객은 그녀의 외모를 확실히 알 수 없는 채로 영화가 끝납니다. 결말 자체가 열린 해석을 전제로 한 것이죠.
왜 얼굴을 끝내 숨겼을까?
- 얼굴보다 중요한 건 시선
이 영화는 얼굴의 생김새보다 사회가 씌운 **낙인(label)**에 집중합니다. ‘못생겼다’는 단어는 개인의 외모를 평가하는 척하지만, 사실은 집단적 기준이 만들어낸 폭력일 뿐입니다. - 관객을 참여시키는 장치
얼굴을 보여주지 않음으로써, 관객 스스로 상상하게 만듭니다. “내가 떠올린 얼굴은 왜 이런 모습일까?”라는 질문은 곧 내가 가진 편견을 드러내는 거울이 됩니다. - 기억과 정체성의 문제
얼굴이란 단순히 외형이 아니라, 관계와 기억 속에서 만들어지는 정체성의 일부입니다. 감독은 이를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대신 여운을 남겼습니다.
결말이 던지는 메시지
- 차별의 폭력성
못생겼다는 평가가 한 사람의 존재 전체를 규정해버리는 현실을 드러냅니다. - 아버지의 시선
시각장애인인 아버지는 아내 얼굴을 본 적이 없지만, 그녀를 누구보다 잘 기억합니다. 이는 외형보다 본질이 더 중요하다는 상징적 메시지입니다. - 열린 결말의 힘
답을 주지 않고 질문을 던짐으로써, 영화는 관객이 스스로 고민하게 만듭니다.
다양한 해석 가능성
영화를 본 사람들은 결말을 두고 서로 다른 의견을 내놓습니다.
- 어떤 이는 사회 비판 영화라고 보고,
- 또 다른 이는 가족의 기억과 상실에 더 큰 의미를 둡니다.
- 일부는 미스터리 스릴러적 장치로 읽어내기도 합니다.
이처럼 해석의 여지를 남겼기에, 영화는 끝나고도 계속 관객의 머릿속에 남습니다.
개인적인 해석
저는 〈얼굴〉의 결말을 **“관객의 무의식을 드러내는 장치”**라고 봅니다. 사진을 뚜렷하게 보여주지 않았기에, 결국 관객이 떠올린 얼굴이 곧 자신의 가치관을 반영하는 셈입니다.
또한 아버지의 존재는 외모 중심 사회에 던지는 날카로운 질문 같습니다. 보지 못했지만 함께 살아온 그가 기억하는 ‘얼굴’은, 생김새가 아니라 존재와 관계였으니까요.
마무리
〈얼굴〉의 결말은 해답을 주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렇기에 더 강렬합니다. 감독은 얼굴을 숨김으로써 관객이 스스로에게 질문하도록 만들었습니다.
“나는 지금까지 몇 번이나 누군가의 얼굴을 보고 판단했는가?”
“내가 가진 아름다움과 추함의 기준은 어디에서 온 것인가?”
이 질문이야말로 영화가 끝까지 우리에게 던진 메시지일 것입니다.
